4차정보혁명시대, 넘쳐나는 정보 중에 나에게 딱 맞는 맞춤형 답은 없다.
퇴직 후 무엇을 할까? 막연한 걱정은 했지만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몰랐다. 그저 대부분의 시간을 직장에 충실했다. 그게 나의 성실이었고 특별히 자신에게 할애할 시간이 필요한 줄 몰랐다. 그렇게 퇴직을 맞이 했다. 우선 쉬어보자. 매일 아침 서두르던 출근도 없고 해야할 일도 없다. 40년 가까이 지켜야 했던 매일의 루틴을 무너뜨리는 일은 너무 쉬웠다. 이렇게 홀가분한 마음으로 늦잠도 자고 낮잠도 자며 며칠을 보냈다.

며칠은 좋았다. 오랜 시간 반복해 온 몸에 배어 있는 내 성실은 갑자기 사라진 일로 인해 조금씩 지루해하는 것 같다. 밤낮없이 긴 시간을 누워 있으니 허리가 아프다. 외출해 볼까? 뭐 딱히 가고 싶은 곳이 생각나지 않는다. 하고 싶은 일이 떠오르지 않고 나를 중심으로 모든 것이 정지해 있는 듯하다. 한적한 곳에 터를 잡고 자연과 더불어 살고 싶다는 생각은 했다. 구체적인 방법과 준비에 대하서는 퇴직 후로 미루어 놓았다. 그런데 뭐부터 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열심히 일하는 것이 나를 위해 최선이라고 생각했던 내 성실이 갈길을 잃은 듯 하다.
Seltsam im Nebel zu wandern! 안개속을 거니는 것은 이상하다!
Leben ist Einsamsein. 삶은 고독한 것.
Kein Mensch kennt den Andern, 아무도 다른 사람을 알지 못해,
Jeder ist einsam. 누구나 고독하다.
Hermann Hesse의 시 Im Nebel 중에서
노트북을 열어 인터넷 검색을 해보았다. ‘은퇴 후 시골에서의 삶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검색 결과를 간단히 요약하면 경제력이 있어야 하고 뚜렸한 목표설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모르는 이야기는 아니다.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의 경재력이 필요한지 어떤 목표를 설정해야 할지는 매우 개인적인 일이다. 4차혁명 정보화시대, 넘쳐나는 정보 중에 나에게 딱 맞는 경제력, 나에게 딱 맞는 목표설정에 대한 정답은 없다.

‘귀농귀촌종합센터 그린대로’ 홈페이지를 보며 나에게 맞는 정보를 찾아기 시작했다. ‘체류형농업창업지원센터’가 전국 10개 지역에 있다. ‘농업교육포털’에는 온오프라인 교육 정보가 있다. 60년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연고 없는 시골에 삶의 터전을 마련하기 위해 장님 코끼리 더듬는 작업을 시작한다.
그 많은 정보 중에 필요한 것을 선택하고 목표를 설정하는 모든 결정은 나 혼자 하는 것이다.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