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역원(驛院) 제도로 본 교통의 요충지 홍천, 기차가 달린다

오늘(2025년12월22일) 용문-홍천간 철도가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습니다. 홍천 사람으로 가장 기쁜 소식 중의 하나가 아닐 수 없습니다.

저는 2022년 3월 초, 서석면에 있는 홍천군체류형농업창업지원센터에 입소하여 1년간 농사교육을 받았습니다. 그 후 2023년 화촌면에 600평 농지를 임대하여 한해 농사를 지었고, 내면 율전리에 3만평의 임야를 구입했습니다. 저는 연고없는 홍천에 와서 남은 생을 홍천 사람으로 살려고 합니다.

저는 1986년 교사가 되었고, 이듬해 친구의 차 포니II를 몰고 56번국도를 달려 동해안으로 여행을 갔습니다. 그 때 거쳐간 곳이 홍천입니다. 그 후로도 동해안을 가기 위해 홍천을 지난 적이 여러 번입니다. 그렇게 지나쳐 갔던 홍천이 2020년 퇴직 후 나의 귀촌지가 되었습니다.

홍천은 과거에도 현재도 여전히 교통의 요지인데 철도가 없다는 것이 의아합니다. 나다운자연은 이 기회에 교통 요지로서의 홍천 역사를 정리해보았습니다. 철도가 완공되어 홍천의 교통요지로서의 역사적 가치가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조선시대 역원(驛院) 제도로 본 교통의 요충지 홍천

홍천은 과거부터 군사적으로 중요한 위치였으며, 본격적으로 역원 제도가 실시되면서 교통과 통신의 핵심 거점으로 발달했습니다.

강원도 찰방역인 춘천의 보안역 아래, 홍천 지역에는 연봉역(현재 연봉리 일대), 천감역(현재 구성포리 일대), 창봉역(현재 횡성군 공근면 창봉리 일대, 조선시대에는 홍천에 속했음) 등 주요 속역들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특히 ‘연봉역’은 동서와 남북을 잇는 교통의 중심지였으며, ‘천감역’은 교통과 숙박(원) 기능을 함께 갖추어 주변에 ‘역내리’라는 지명이 생길 만큼 번성했습니다.

홍천 동부의 물걸리(동창) 일대는 조선시대에 역촌 역할을 하며, 동해안의 소금이나 어물이 강원 내륙 및 서울·경기 지역으로 이동하는 핵심 길목이었습니다.

역주:
역원제도(驛院制度) – 고려와 조선 시대에 국가의 교통, 통신, 물자 수송, 그리고 공무 여행자의 숙식을 담당하도록 설치한 행정 및 교통 제도
역(驛) – 공무로 지방을 여행하는 관리나 사신에게 말(조마, 趙馬)과 교통·통신 수단을 제공하던 기관
원(院) – 공무 여행자에게 숙박과 음식 등 편의 시설을 제공하던 국립 여관
찰방역(중심역), 보안역(현재 춘천의 신동면 정족리 일대 ), 연봉역(현재 연봉리 일대), 천감역(현재 구성포리 일대), 창봉역(현재 횡성군 공근면 창봉리 일대, 조선시대에는 홍천에 속했음)

홍천, 현대 도로망의 중심 – 국도와 고속도로의 교차점

철도가 없던 시절에도 홍천이 강원도 교통의 중심지 역할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거미줄처럼 연결된 도로망 덕분입니다. 춘천과 원주(남북)를 잇는 5번 국도와 경기도 양평에서 인제·양양(동서)으로 이어지는 44번 국도가 홍천읍 중앙에서 교차합니다. 남북을 잇는 중앙고속도로와 서울과 동해안을 최단거리로 연결하는 서울양양고속도로가 모두 홍천을 관통하면서 수도권 및 영남권과의 접근성이 크게 강화되었습니다.

이처럼 사방으로 뻗은 도로망 덕분에 홍천시외버스터미널은 강원 영서 지역에서 시외버스 노선이 매우 촘촘하게 발달한 터미널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홍천, ‘철도 사각지대’에서 100년 만의 철도 시대 개막으로

역설적이게도 홍천은 도로 교통의 중심지였음에도 불구하고, 강원도 내에서 유일하게 철도가 지나지 않는 ‘철도 오지’라는 타이틀을 오랫동안 가지고 있었습니다. 일제강점기인 1920~1930년대부터 군민들이 철도 유치 진정서를 제출하는 등 100년 넘는 염원이 이어져 왔습니다.

이러한 구조적 한계는 최근 들어 역사적인 전환점을 맞이했습니다. 경기도 양평 용문역에서 홍천까지 연결하는 광역철도 사업이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여 본격적인 철도 개통(2034년 예정)을 앞두고 있습니다.

철도가 개통되면 서울 청량리까지 1시간대 이동이 가능해져, 과거 단순한 ‘통과형 도로 중심지’에서 벗어나 수도권 배후 도시이자 체류형 관광·산업의 복합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2034년, 이 글을 쓰는 지금부터 약 10년 후의 일입니다. 그 때는 나와 홍천이 많이 달라져 있을 것입니다. 홍천에 기차가 달리게 된 것을 자축하며, 홍천 사람으로서 나는 홍천이 거쳐가는 곳이 아닌 모이고 담아 내는 멋진 곳이 되었으면 하는 소망을 가집니다. 나는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내 소유의 임야가 힐링의 숲이 될 수 있도록 만들고 가꾸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눈을 감고 제가 나다운자연 셔틀버스를 몰고 홍천역 광장에 나와 나다운자연의 숲체험을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을 맞이하는 모습을 그려 봅니다.


댓글

2의 “조선시대 역원(驛院) 제도로 본 교통의 요충지 홍천, 기차가 달린다”에 대한 답변

  1. 김태근 아바타
    김태근

    철길이 생기면 사람들의 왕래가 잦아지고 지역은 활기를 띠겠지요. 모쪼록 계획하신대로 이루셔서 홍천의 명소가 되기를 바랍니다. 건강하세요.

    1. 나다운 아바타

      날풀리면 한번 놀러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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